간경변 복수 진료 지침, 2026년에 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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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가 2026년 4월에 간경변 복수와 그 합병증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새로 냈습니다. 복수 관리의 큰 틀 — 싱겁게 드시고, 이뇨제를 쓰고, 배가 팽팽하면 복수천자를 하는 흐름 — 은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기본 관리 대신 이번 개정에서 실제로 손이 간 대목만 정리하겠습니다. 복수 관리의 기본은 복수 페이지에, 식사 이야기는 영양·근감소증 페이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알부민이 그냥 수액이 아니라는 쪽으로
알부민 주사를 두고 "그거 결국 영양제 아니냐"고 묻는 분이 종종 계십니다. 예전에는 혈관 안의 물을 붙잡아 두는 역할, 그러니까 혈액량을 늘려 주는 기능 위주로 설명했습니다. 이번 개정은 여기에 무게를 더 실었습니다. 최근 무작위 임상시험과 메타분석에서 알부민이 혈액량을 늘리는 것 외에도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고 혈관 내피 기능을 개선하며 전신 순환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점이 정리됐고, 그 결과가 복수 관련 합병증 감소로 이어진다고 봤습니다.
실제 진료에서 알부민이 들어가는 자리는 크게 셋입니다. 배에서 물을 많이 뽑을 때(대량 복수천자), 세균성 복막염이 생겼을 때, 그리고 신장 기능이 떨어졌을 때입니다. 대량 복수천자에서는 뽑아낸 복수 1리터당 6~8 g을 넣도록 되어 있어요. 물을 한꺼번에 빼면 혈압이 떨어지고 신장이 상하기 쉬운데 이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약국에서 파는 먹는 알부민 제품은 이 주사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오해가 많아 따로 정리해 두었으니 한 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TIPS를 마지막 수단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TIPS는 목 정맥으로 관을 넣어 간 안에 지름길을 만들어 주는 시술입니다. 문맥 압력을 낮춰서 복수가 덜 차게 하는데, 그동안은 이뇨제도 복수천자도 다 소용없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개정은 그 위치를 조금 앞으로 당겼습니다. 병이 너무 진행하기 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면 생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치성 복수에서 신중히 선택된 환자라면 고려할 수 있다고 정리했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간신증후군이나 잘 조절되지 않는 간성 흉수(가슴에 물이 차는 경우)에서도 선택지로 언급됩니다.
"신중히 선택된"이라는 조건이 붙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간으로 갈 피가 지름길로 빠지면서 암모니아가 뇌로 가 간성혼수가 생기거나 심장에 부담이 갈 수 있어서, 간 기능과 심장 상태, 나이를 함께 따져 결정합니다. 모든 난치성 복수 환자에게 권하는 시술은 아닙니다.
신장이 나빠졌을 때의 기준이 명확해졌습니다
간경변에서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일은 흔하고, 예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번 개정은 국제 학계에서 논의 중인 새 기준을 참고하되 국내 진료 현실에 맞게 다듬어 진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구분 | 기준 |
|---|---|
| 급성 신손상(AKI) | 48시간 안에 크레아티닌이 0.3 mg/dL 이상 오르거나, 7일 안에 기준치보다 50% 이상 오르거나, 소변량이 6시간 이상 시간당 체중 kg당 0.5 mL 미만 |
| 간신증후군 | 위 기준을 만족하면서, 이뇨제를 끊고 알부민(하루 체중 kg당 1 g, 최대 100 g)이나 수액으로 1~2일 충분히 보충해도 좋아지지 않고, 다른 원인이 배제된 경우 |
간신증후군은 다른 원인을 지운 뒤에야 붙이는 진단명입니다
여기에 소변에서 재는 NGAL과 혈액 시스타틴 C 같은 지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항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신장 자체가 망가진 것인지(급성 세뇨관 괴사) 순환 문제로 신장이 일을 못 하는 것인지(간신증후군) 구분하는 데 쓰자는 취지인데, 둘은 치료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 구분이 중요합니다.
치료 쪽은 큰 방향이 유지됐습니다. 간신증후군이면 테르리프레신과 알부민을 함께 쓰고, 동시에 간이식 평가를 서둘러 시작합니다. 약에 반응하지 않으면 앞서 말한 TIPS가 선택지로 올라옵니다.
복막염 예방 약에 리팍시민이 들어왔습니다
복수가 있는 분에게 세균성 복막염은 늘 신경 쓰이는 합병증입니다. 한 번 앓았거나 위험이 높은 분께는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쓰는데, 그동안 국내에서는 노르플록사신 계열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번 개정에서는 리팍시민 또는 노르플록사신을 함께 명시했습니다. 대상은 복수의 단백질 농도가 낮으면서(1.5 g/dL 이하) 간 기능 저하나 신장 기능 저하, 저나트륨혈증이 동반된 경우, 그리고 세균성 복막염을 앓고 회복한 경우입니다. 위장관 출혈이 있을 때 감염을 막기 위해 세프트리악손을 주사로 쓰는 권고는 그대로입니다.
리팍시민은 장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아 전신 부작용이 적고, 간성혼수 예방약으로 이미 쓰고 계신 분도 많습니다. 자세한 예방 대상과 기간은 복막염 예방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복수천자는 초음파를 보면서
배에 바늘을 넣는 시술이라 겁을 내시는 분이 많은데, 이번 개정에서 초음파로 보면서 시행하는 복수천자의 안전성이 다시 확인됐습니다. 물이 고인 위치와 깊이, 장이나 혈관의 위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합병증이 드뭅니다. 진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천자를 미루는 것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특히 복수가 있는 분이 열이 나거나 배가 아프거나 갑자기 의식이 흐려지면, 복막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되도록 빨리 천자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같이 정리된 약 이야기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간경변 환자가 다른 약을 쓸 때의 주의사항도 한 장으로 묶여 있습니다. 외래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과 겹치는 대목만 옮기면 이렇습니다.
- 해열진통제로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쓸 수는 있지만, 비대상성 간경변이면 하루 2~3 g 안쪽으로 줄여 씁니다.
- 소염진통제(NSAID)는 복수와 부종을 늘리고 신장을 상하게 하거나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조심합니다.
- 스타틴은 비대상성 간경변에서도 심혈관질환 치료 목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간이 안 좋으니 스타틴은 안 된다"는 예전 통념은 지금 기준이 아닙니다.
- 위장약(PPI)은 필요할 때만 씁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오래 복용하면 감염 위험이 올라갈 수 있어서, 계속 드셔야 하는지 한 번씩 점검합니다.
- 베타차단제나 혈압약(안지오텐신 계열)은 복수가 있을 때 혈압과 신장 기능을 보면서 조절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간경변에서 조심할 약 페이지에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분이 달라지는 건
솔직히 말하면 이번 개정으로 당장 처방이 확 바뀌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지금 하시던 대로 싱겁게 드시고 이뇨제를 챙겨 드시면 됩니다. 다만 복수가 잘 조절되지 않아 두세 달마다 물을 빼러 오시는 분이라면, 다음 외래에서 TIPS나 간이식 평가를 한 번 상의해 볼 만합니다. 예전보다 조금 더 이른 시점에 검토하자는 것이 이번 지침의 방향이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알부민 주사를 자주 맞으면 좋은가요?
필요한 상황에서 맞는 것이지 자주 맞을수록 좋은 약은 아닙니다. 알부민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자리는 배에서 물을 많이 뽑을 때(뽑은 복수 1리터당 6~8 g), 세균성 복막염이 생겼을 때, 신장 기능이 떨어졌을 때입니다. 이번 개정에서 알부민이 혈액량을 늘리는 것 외에 염증을 줄이고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작용을 한다는 근거가 정리되면서 이 자리들의 근거가 더 단단해졌습니다. 반면 그냥 영양 보충 목적으로 정기적으로 맞는 것은 권고되지 않습니다.
먹는 알부민을 사 먹어도 되나요?
약국이나 인터넷에서 파는 먹는 알부민 제품은 병원에서 맞는 알부민 주사와 다른 것입니다. 먹은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기 때문에, 혈중 알부민을 곧바로 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간경변에서 단백질 섭취 자체는 중요하지만 그건 식사로 채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별도 페이지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TIPS는 위험한 시술 아닌가요?
부담이 없는 시술은 아닙니다. 간으로 갈 피가 지름길로 빠지면서 암모니아가 뇌로 가 간성혼수가 생길 수 있고 심장에도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지침에서도 "신중히 선택된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다"는 표현을 씁니다. 다만 예전처럼 다른 방법이 다 실패한 뒤 마지막에 꺼내는 카드로만 보지는 않게 됐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하면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료가 쌓였기 때문입니다. 복수천자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담당 의사와 한 번 상의해 보실 만합니다.
복수가 있는데 물을 적게 마셔야 하나요?
대부분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복수 관리의 핵심은 물이 아니라 소금입니다. 하루 소금 5 g(나트륨 2,000 mg) 아래로 줄이는 것이 기본이고, 수분 제한은 혈액 나트륨 농도가 125 mmol/L 아래로 떨어진 경우에만 의사가 따로 지시합니다. 목이 마른데 억지로 물을 참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보다 국물과 젓갈, 김치, 가공식품의 염분을 줄이는 쪽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복수가 있는데 열이 나면 어떻게 하나요?
되도록 빨리 병원에 오셔야 합니다. 복수가 있는 분에게 발열, 복통, 갑작스러운 의식 변화나 신장 수치 악화가 보이면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을 의심하고 복수천자로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초음파로 보면서 하는 천자는 합병증이 드물어, 의심되는 상황에서 검사를 미루는 편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증상이 애매해서 참고 지켜보다 늦게 오시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간경변인데 콜레스테롤 약을 먹어도 되나요?
됩니다. 이번 지침에도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치료를 위해 스타틴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간이 안 좋으면 스타틴은 금기"라는 이야기는 오래된 통념이고 지금 기준이 아닙니다. 다만 간경변에서는 약의 대사가 달라지므로 용량과 간 수치를 보면서 조절합니다. 반대로 소염진통제(NSAID)는 복수·부종·신장 손상·위장관 출혈 위험 때문에 조심해야 하니, 관절이 아프다고 약국에서 임의로 사서 드시는 일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References
- Song DS, Yoo JJ, Song JE, et al. K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liver cirrhosis: Ascites and related complications 2026. Clin Mol Hepatol. 2026;32(3):961–1028. DOI · PMID 42050795
본 콘텐츠는 일반적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복수·신장 기능·감염 관리와 TIPS·간이식 여부는 간 기능, 동반 질환, 검사 결과를 함께 보고 결정하므로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8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