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LC 병기
작성일
BCLC가 무엇을 보는가 — 세 축
BCLC는 한 가지 점수가 아니라 세 가지 축의 조합으로 단계를 정합니다.
- 종양 부담 — 크기, 개수, 혈관 침범, 원격 전이
- 간 기능 잔여 — Child-Pugh 등급(A/B/C), 최근에는 ALBI(albumin-bilirubin) 점수도 함께 평가
- 전신 수행 상태 — ECOG(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 (0이 정상, 4가 침상 누워있음)
이 세 축이 모두 좋아야 적극적 치료의 후보가 되고, 한 축이라도 크게 떨어지면 단계가 뒤로 밀립니다. 작은 종양이어도 간 기능이 너무 나빠 수술을 견딜 수 없으면 절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유입니다.
5단계 정의와 표준치료
| 단계 | 정의 | 1차 표준치료 |
|---|---|---|
| 0 · 매우 초기 | 단일 종양 ≤2 cm, Child-Pugh A, ECOG 0 | 절제 또는 고주파열치료술(RFA) |
| A · 초기 | 단일 종양 ≤5 cm 또는 ≤3개·각 ≤3 cm, Child-Pugh A–B, ECOG 0 | 절제 · 이식 · 열치료술 |
| B · 중간기 | 다발성 종양, 혈관 침범·원격 전이 없음, Child-Pugh A–B, ECOG 0 |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 일부에서 경동맥방사선색전술(TARE) |
| C · 진행기 | 혈관 침범 또는 원격 전이, ECOG 1–2 | 1차 면역치료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또는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
| D · 말기 | Child-Pugh C 후기 또는 ECOG 3–4 | 완화 의료 · 일부에서 간이식 평가 |
0과 A의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단일 ≤2 cm"은 5년 생존율이 90%에 달하는 가장 유리한 시작점입니다. 그래서 6개월 간암 검진(초음파+혈액검사)으로 이 단계에 발견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KLCA-NCC 가이드라인에서의 차이
국내에서는 BCLC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2022 KLCA-NCC 가이드라인에 따라 옵션을 조금 더 넓게 두는 편입니다. 큰 차이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중간기(B)에서 종양이 한쪽 엽에 몰려 있거나 절제가 가능하면, 색전술뿐 아니라 절제도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 혈관 침범은 있지만 원격 전이가 없는 국소 진행 환자에서는 면역치료 외에 정위적 체부 방사선치료(SBRT)도 옵션으로 둡니다.
- 국내는 B형간염 기반 간암이 대부분이라, 어떤 단계든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같은 종양 상태라도, BCLC만 보고 외국 의사에게 들으시는 옵션과 국내 진료실에서 제시되는 옵션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단계 사이 경계가 흐릴 때
BCLC가 알고리즘처럼 보이지만, 임상에서는 경계에 있는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예시:
- 5 cm 단일 종양 + Child-Pugh A — A인지 B인지 가장자리. 절제 vs 색전술 사이에서 의료진 컨퍼런스 결정
- 다발성 작은 종양 + ECOG 1 — B인지 C인지 모호. 면역치료 시작 전에 색전술을 한 번 더 시도하기도 함
- 혈관 침범이 미세할 때 — C로 분류하지만 SBRT+면역치료 조합 등 새 시도
이렇게 경계에 있는 환자는 다학제 진료(소화기내과·간담췌외과·중재영상의학·방사선종양학 합동 회의)를 거치는 것이 표준입니다. 한 진료과가 단독으로 결정해서 끌고 가는 병이 아닙니다.
BCLC가 환자에게 의미하는 것
BCLC 단계 자체는 진단명이 아니라 치료 옵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도입니다. 외래에서 단계 번호만 듣고 좌절하거나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같은 B 중간기여도 종양 위치·간 기능 잔여·환자 의지에 따라 절제·이식·색전·면역치료가 모두 가능할 수 있습니다.
또한 BCLC는 고정된 라벨이 아닙니다. 면역치료에 반응하여 종양이 줄면 절제 대상이 되거나(downstaging) 이식 대기명단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첫 단계가 진행기여도 추적과 재평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BCLC와 다른 병기 시스템 — 어디서 어떤 시스템을 쓸까
| 시스템 | 주된 사용 영역 | 특징 |
|---|---|---|
| BCLC | 유럽·북미·국제 표준 (가이드라인 기준) | 종양 부담 + 간 기능 + 전신 상태 통합. 5단계. |
| KLCA-NCC modified UICC TNM | 국내 임상·보험·행정 | T(종양) + N(림프절) + M(원격) 기반. 보험 등록·산정에 사용. |
| AJCC TNM (8th) | 외과 절제 후 병리·예후 예측 | 병리 기반. 절제 검체에서 종양 크기·개수·미세혈관 침범·원격 전이 평가. |
| Milan / UCSF | 간이식 적응증 | 크기·개수 기반 단순 기준. AFP·반응 추적과 함께 사용. |
| HKLC, JIS, CLIP, Okuda | 특정 지역·연구 | 국가별 변형. 일상 진료에서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
외래에서는 보통 BCLC와 modified UICC TNM 두 가지를 함께 표기합니다. 보험 심사·산정특례 등록은 TNM 기준, 치료 결정은 BCLC와 KLCA-NCC 가이드라인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같은 BCLC 단계, 다른 결정"의 임상 예시
| 환자 상황 | BCLC | 실제 결정되는 1차 치료 |
|---|---|---|
| 50대, 단일 2cm, B형간염, Child A, ECOG 0, 절제 가능 위치 | 0/A 경계 | 외과 절제 (간기능 회복 빠름, 잔여 간 충분) |
| 70대, 단일 2cm, 같은 위치, Child A, ECOG 1 | 0/A | RFA (수술 위험 회피) |
| 50대, 단일 5cm 우엽, Child A, HVPG < 10 | A | 외과 절제 |
| 50대, 단일 5cm 우엽, Child B7, HVPG > 12 | A | 이식 평가 + TACE bridge |
| 60대, 다발성 (각 ≤ 3cm, 3개), 한쪽 엽, Child A | B | 절제 또는 RFA 적극 검토 |
| 60대, 다발성 양엽, Child A, ECOG 0 | B | TACE 또는 TARE |
| 60대, 단일 8cm + 우문맥 침범, Child A | C | 면역치료 ± SBRT |
| 60대, 다발 + 폐 전이, Child A, ECOG 0 | C | 면역치료 (atezo+bev 또는 STRIDE) |
다학제 진료 — 실제 외래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나
BCLC가 경계에 있거나 선택지가 갈리는 환자분은 거의 다 다학제 회의를 거칩니다. 보통 진단 후 1~2주 안에 회의를 잡고, 결과는 다음 외래에서 환자분께 전달합니다.
- 참여 진료과 — 소화기내과(간내과),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중재 + 진단),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가 함께 봅니다. 면역치료·표적치료는 저희 소화기내과에서 같이 진행합니다.
- 환자분의 의사도 중요한 변수 — 같은 BCLC라도 수술이 부담스럽거나, 가족 사정으로 치료 일정을 조정해야 하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호자 동행해서 함께 결정을 들으시면 좋습니다.
- 회의 결정은 그대로 기록에 남습니다 — 다음 외래에서 환자분께도 "왜 이 치료로 정했는지" 설명을 드리고, 추후 추적이나 재평가 때 이 기록을 다시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BCLC 등급이 같으면 다 같은 치료를 받나요?
같은 단계 안에서도 환자별 결정이 갈립니다. 같은 BCLC A 단계의 두 환자라도 종양 위치(피막 가까이 vs 중심부), 종양 개수(단일 vs 3개), 간 기능 잔여(Child-Pugh A vs B), HVPG(<10 vs >10 mmHg), 환자 동반 질환·전신 상태(ECOG 0 vs 1), 환자 본인의 선호에 따라 절제·소작·이식 중 무엇을 선택할지가 달라집니다. BCLC는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니며, 다학제적 논의에서 환자별 맞춤 결정이 표준입니다.
BCLC와 KLCA-NCC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다른가요?
KLCA-NCC는 BCLC를 토대로 하되 한국 환자 특성(B형간염 다수, 생체 간이식(LDLT) 활성, 다학제 인프라)에 맞춰 일부 옵션을 더 넓게 둡니다. 주요 차이: 1) 중간기(B)에서 양엽성·다발성 종양이라도 절제·SBRT를 적극 고려, 2) 혈관 침범이 있는 진행기(C) 일부에서 SBRT치료를 옵션으로 인정, 3) 종양표지자(알파태아단백(AFP)·PIVKA-II(des-γ-carboxy prothrombin))와 영상 동적 패턴을 함께 평가, 4) modified UICC TNM과 병행합니다. BCLC가 단일 알고리즘이라면 국내 가이드라인은 다학제 결정의 옵션을 더 넓게 둡니다.
BCLC C 진행기인데 더 이상 치료가 없나요?
아닙니다. 2020년 IMbrave150 시험 이후 진행기 1차 표준이 sorafenib에서 atezolizumab+bevacizumab으로 바뀌었고, 중앙 생존이 약 13개월에서 19개월로 연장되었습니다. 2022년 HIMALAYA 시험으로 durvalumab+tremelimumab(STRIDE)이 두 번째 1차 옵션이 되었으며, 베바시주맙으로 인한 출혈 위험 환자의 대안이 됩니다. 2차 옵션으로 sorafenib·lenvatinib·cabozantinib·ramucirumab 등 표적치료가 있고, 일부 환자에서 SBRT치료 결합이 고려됩니다. 2020년 이전과는 예후가 의미 있게 달라졌습니다.
종양이 작은데도 D 말기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BCLC는 종양 부담만이 아니라 간 기능과 전신 상태를 함께 평가합니다. 종양이 작아도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D로 분류됩니다: 1) Child-Pugh C 후기(특히 C10 이상), 2) ECOG 3-4 (침상에 누워 있거나 자가 활동 불가능), 3) 다발 장기부전, 4) 매우 진행된 합병증(난치성 복수·반복 간성혼수·간신증후군 등). 이 경우 종양 자체를 치료하기보다 간이식 평가, 합병증 관리, 완화 의료에 우선순위를 둡니다. 일부에서는 간이식 후 종양 치료가 가능합니다.
BCLC 단계는 한 번 정해지면 안 바뀌나요?
치료 반응·진행에 따라 단계가 바뀝니다(stage migration). 호전 방향: 면역치료·TACE·SBRT로 종양이 줄어 절제·이식 후보로 전환(downstaging) — 처음 BCLC C였다가 B 또는 A로, B에서 A로 후퇴하는 경우입니다. 악화 방향: 새 결절·혈관 침범·원격 전이 발생, 간 기능 악화로 단계 상승 — A에서 B로, B에서 C로, C에서 D로. 따라서 정기 영상·종양표지자 추적과 간 기능·전신 상태 평가로 단계를 재평가하며, 단계 변화에 따라 치료 옵션을 다시 결정합니다. 첫 단계가 진행기였다고 해도 추적과 재평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References
- Reig M, Forner A, Rimola J, et al. BCLC strategy for prognosis prediction and treatment recommendation: The 2022 update. J Hepatol. 2022;76(3):681–693. DOI · PMID 34801630
- Korean Liver Cancer Association (KLCA), National Cancer Center (NCC). 2022 KLCA-NCC Korea Practice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Hepatocellular Carcinoma. J Liver Cancer. 2023;23(1):1–120. DOI
- Singal AG, Llovet JM, Yarchoan M, et al. AASLD Practice Guidance on prevention, diagnosis, and treatment of hepatocellular carcinoma. Hepatology. 2023;78(6):1922–1965. DOI · PMID 37199193
-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E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Management of hepatocellular carcinoma. J Hepatol. 2018;69(1):182–236. DOI
- Finn RS, Qin S, Ikeda M, et al. Atezolizumab plus Bevacizumab in Unresectable Hepatocellular Carcinoma (IMbrave150). N Engl J Med. 2020;382(20):1894–1905. DOI · PMID 32402160
본 콘텐츠는 일반적 의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나 검사 결과 해석, 치료 결정은 반드시 진료를 통해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