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간염(AIH)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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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단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
외래에서 AIH가 의심되는 환자는 대체로 세 가지 시나리오로 옵니다.
- 건강검진에서 ALT/AST가 올라 의뢰 — 가장 흔합니다. 음주력·약물력이 깨끗한 30~50대 여성에서 ALT 100~400 정도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 볼 만합니다.
- 급성 간염 양상 — 황달·피로·식욕부진을 호소하며 ALT가 1,000을 넘어 옵니다. 약 25%에서 이런 급성 발현으로 시작하며, 일부는 급성 간부전(ALF) 양상까지 진행합니다.
- 이미 간경변으로 첫 발견 — 약 30%는 진단 시점에 이미 간섬유화가 진행되어 있고, 10% 정도는 간경변 단계입니다. 이때는 정맥류·복수 같은 대상부전 합병증이 첫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조용히 진행하다 우연히 잡히는 병"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ALT 상승의 흔한 원인(지방간·약물·바이러스·알코올)을 한 번 다 훑은 뒤에도 설명되지 않는 ALT 상승이 있다면 반드시 IgG와 자가항체를 한 번은 체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진단의 4가지 축
AIH 진단은 단일 검사가 아닌 다음 4가지 축의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 임상 — ALT/AST 상승, 피로·관절통·식욕부진(특이도 낮음), 동반 자가면역질환(자가면역 갑상선염, 셀리악, 류마티스 관절염, 1형 당뇨, 백반증 등)
- 혈청학 — ANA ≥ 1:40, ASMA ≥ 1:40, anti-LKM-1 ≥ 1:40, anti-LC1·anti-SLA/LP, IgG 상승(상한치 1.1배 이상)
- 조직 — interface hepatitis, plasma cell infiltration, hepatocyte rosette, emperipolesis (림프구가 간세포 안으로 들어간 모양)
- 배제 — HBV/HCV/HEV, 약물성(특히 nitrofurantoin·minocycline·infliximab·statin·헬스 보충제), 윌슨병(35세 이하 필수), 혈색소증, 알코올, NAFLD 등
Simplified AIH score (Hennes 2008)
네 가지 축을 점수화한 표가 임상에서 가장 자주 쓰입니다.
| 항목 | 기준 | 점수 |
|---|---|---|
| ANA 또는 ASMA | ≥ 1:40 | 1 |
| ≥ 1:80, 또는 anti-LKM ≥ 1:40, 또는 anti-SLA 양성 | 2* | |
| IgG | > 정상상한 (× 1.0) | 1 |
| > 정상상한 × 1.10 | 2 | |
| 조직 | AIH에 부합 (compatible) | 1 |
| 전형적 (typical: interface hepatitis + plasma cell + rosette) | 2 | |
| 바이러스 간염 배제 | 예 (HBsAg/anti-HCV 음성, HEV 배제) | 2 |
* 자가항체 항목은 최대 2점까지만 합산. 합계 ≥ 6 = probable AIH, ≥ 7 = definite AIH.
꼭 해야 하는 검사 한 묶음
첫 외래에서 한 번에 다음을 다 나가야 두 번째 외래까지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 간기능 — AST/ALT/ALP/GGT/총·직접 빌리루빈/알부민/PT(INR)
- 면역 — IgG(정량), ANA, ASMA, anti-LKM-1, AMA(PBC overlap 평가), anti-SLA/LP(가능 기관에서)
- 바이러스 배제 — HBsAg, anti-HCV (필요시 HCV RNA), anti-HAV IgM, anti-HEV IgM
- 대사·유전 배제 — 세룰로플라스민(35세 이하 필수, 의심시 24시간 소변 구리), 페리틴·트랜스페린 포화도
- 영상 — 간 초음파(우선), 담관 평가가 필요하면 MRCP
- 조직 — 비침습 검사가 진단 점수를 못 채우거나, 치료 전 섬유화 단계 확인을 위해 간생검
간생검 — 꼭 필요한가
저는 가능하면 치료 시작 전에 한 번은 권유드리는 편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진단 확정 — 혈청학만으로는 점수가 모자랄 때 조직이 결정적입니다. Plasma cell infiltration·hepatocyte rosette는 AIH에 거의 특이적이라 한 번 보면 진단이 굳어집니다.
- 섬유화 단계 — F0~F2와 F3~F4는 약 감량·중단 전략이 다릅니다. F4(간경변)가 잡히면 정맥류 추적·간암 검진 시작 시점도 함께 정합니다.
- 활성도 평가 — 치료 중 약 중단을 고민할 때 "조직 관해(histologic remission)" 여부가 의사결정의 한 축이 됩니다. 처음 한 장이 있으면 비교가 됩니다.
다만 INR 상승·혈소판 저하·복수가 있으면 경피 조직검사 위험이 커집니다. 이때는 경정맥 생검(transjugular biopsy)을 고려하거나, 임상·혈청 점수만으로 치료를 시작한 뒤 안정된 후 재평가합니다.
AIH 분류
주로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 구분 | Type 1 | Type 2 |
|---|---|---|
| 대표 항체 | ANA, ASMA, anti-SLA/LP | anti-LKM-1, anti-LC1 |
| 호발 연령 | 전 연령 (성인 다수) | 주로 소아·청소년 |
| 빈도 | 약 90% | 약 10% |
| 임상 양상 | 다양 (무증상~급성) | 더 진행적, 급성 발현 흔함 |
| 치료 반응 | 대체로 양호 | 유사하나 재발 잘함 |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type 1이 압도적이며, 30~50대 여성에서 호발합니다. Type 2는 국내에서 매우 드뭅니다.
꼭 감별해야 하는 다른 진단
"AIH로 보이지만 사실 다른 병"인 경우를 놓치면 면역억제제로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외래에서 늘 점검하는 항목입니다.
- 약물성 간손상(DILI) with autoimmune feature — Nitrofurantoin·minocycline·statin·infliximab·일부 헬스 보충제(특히 동화·근육 보충제)는 AIH와 유사한 혈청·조직 소견을 만듭니다. 약 중단 후 호전되면 DILI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Acute viral hepatitis (특히 HEV) —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보고됩니다. anti-HEV IgM을 챙겨야 합니다.
- Wilson 병 — 35세 이하 모든 ALT 상승에서 세룰로플라스민·소변 구리·각막 K-F ring을 확인합니다. 면역억제제로 진행을 가속할 수 있어 반드시 배제합니다.
- NASH (대사이상지방간염) — 비만·대사 위험이 있으면 자가항체가 낮은 역가로 양성일 수 있어 혼동됩니다. IgG는 보통 정상이며 영상에서 지방이 보입니다.
- 면역관문억제제(ICI) 유발 간염 — 종양 환자가 nivolumab·pembrolizumab·atezolizumab 사용 후 ALT가 오르면 우선 ICI hepatitis로 접근합니다. 조직 소견은 AIH와 다소 다르며 스테로이드 반응이 다릅니다.
PBC·PSC 중첩 평가
AIH가 PBC(primary biliary cholangitis) 또는 PSC(primary sclerosing cholangitis)와 중첩되는 "overlap syndrome"이 약 10%에서 보고됩니다.
- AIH-PBC overlap — ALP·GGT가 ALT만큼 또는 그 이상 상승하면 의심합니다. AMA(anti-mitochondrial Ab) 양성, 조직에서 담관 손상이 보이면 진단합니다. 치료는 ursodeoxycholic acid + 면역억제제 병용합니다.
- AIH-PSC overlap — 더 드물지만 젊은 남성에서 봐야 합니다. MRCP에서 담관 협착·확장 소견. 염증성 장질환 동반 여부도 평가합니다.
국내 임상에서의 현실적인 흐름
대학병원 외래 기준으로 첫 진단 흐름은 보통 이렇습니다.
- 1차 의료에서 ALT 상승 의뢰 → 첫 외래에서 위 "검사 한 묶음" 한 번에 처방, 다음 외래 1~2주 뒤로
- 두 번째 외래에서 결과 종합. Simplified score 6점 이상이면 간생검 일정 잡기 (2~4주 내)
-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ALT가 매우 높거나 황달이 진행하면 조직검사 직후 바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환자분이 안정적이라면 결과를 본 뒤에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 치료 시작은 prednisolone 단독 또는 prednisolone + azathioprine 병용합니다. 치료 결정과 추적은 치료 페이지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ANA 양성이면 모두 자가면역간염인가요?
아닙니다. ANA는 일반인구의 약 5~10%에서 양성이며, 단순 노화·다른 자가면역질환·일부 약물·바이러스 감염에서도 양성입니다. AIH 진단은 ANA 양성 + ALT 상승 + IgG 상승 + 조직 소견의 조합으로 결정됩니다. ANA 단독 양성, 특히 1:40 정도의 낮은 역가는 진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IgG가 정상인데 AIH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약 10~20%의 AIH 환자분은 IgG가 정상 범위에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조직 소견과 자가항체로 진단을 굳히게 됩니다. 다만 정상 IgG가 더 흔한 시나리오는 "이미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를 잠깐 복용한 적이 있는 경우"이므로, 첫 외래에서는 최근 약물력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간조직검사는 꼭 해야 하나요? 아프지 않나요?
조직검사는 가능하면 권유드리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혈청학적 점수가 충분하고 치료 반응이 좋으면 생략 가능합니다. 처치는 부분마취로 약 5분 정도 걸리고, 통증은 대부분 가벼운 둔통 수준입니다. 입원 1박을 하면서 출혈 합병증을 모니터링합니다.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분은 경정맥 경로 생검을 선택합니다.
AIH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요?
치료는 단계적 감량을 거치며 일부 환자에서는 약 중단 시도가 가능합니다. 표준은 prednisolone + azathioprine으로 6~12개월 안정 유도 후 점진적으로 감량합니다. 2~3년 안정 후에도 약 중단 시 재발률이 50~80%로 높아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중단 후 재발 시 재시작 — 일부는 평생 저용량 유지가 안전한 옵션입니다. 자세한 결정 기준은 약 중단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가족 중에 자가면역질환이 있는데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IH는 명확한 멘델 유전은 아니지만 HLA-DR3·DR4와의 연관, 자가면역질환의 가족 집적은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특히 1촌)에서 갑상선·셀리악·1형 당뇨·류마티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다발하면 본인의 ALT가 상승했을 때 AIH 가능성을 더 높게 두는 정도입니다. 무증상·정상 ALT인 가족에게 일률적인 자가항체 스크리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임신을 계획 중인데 진단을 받아도 괜찮나요?
가능합니다. 안정 유도 후 임신 계획이 일반적이며, azathioprine은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한 약(FDA D이지만 IBD·이식·AIH에서 광범위 사용 데이터)으로 분류되어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ycophenolate는 임신 중 금기입니다. 임신 전·중·후 약 조절은 산부인과와 함께 결정하며, 임신 중 ALT 추적이 평소보다 잦아집니다.
References
- Hennes EM, et al. Simplified Criteria for the Diagnosis of Autoimmune Hepatitis. Hepatology 2008;48:169-176.
- Mack CL, et al.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utoimmune Hepatitis in Adults and Children: 2019 Practice Guidance and Guidelines From the AASLD. Hepatology 2020;72:671-722.
- E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Autoimmune hepatitis. J Hepatol 2015;63:971-1004.
- Czaja AJ.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utoimmune Hepatitis: Current Status and Future Directions. Gut Liver 2016;10:177-203.
- Mack CL, Adams D, Assis DN, et al.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utoimmune Hepatitis in Adults and Children: 2019 Practice Guidance and Guidelines From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iver Diseases. Hepatology. 2020. PMID
- Muratori L, Lohse AW, Lenzi M.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utoimmune Hepatitis. BMJ.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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