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살이 안 쪘는데 왜 지방간인가요 — Lean MASLD(마른 MASLD) 정리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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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형 MASLD는 "체중을 빼면 되는 영역"이 비교적 분명한 데 비해, lean MASLD는 빼야 할 체중이 많지 않은 만큼 내장 지방·근감소·유전형·당대사 자체를 표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망·간 합병증 위험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왜 "마른 사람의 지방간"이 따로 다뤄지나
지방간은 오랫동안 "살찐 사람의 병"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검진에서 BMI가 22~23인데 초음파에서 지방간 소견이 나오거나 간수치(AST/ALT)가 살짝 올라가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국·일본·중국·인도 같은 아시아 인구에서 특히 흔한데, 정작 본인은 "살이 안 쪘는데 왜?" 하고 당황하시죠.
2023년 AASLD·EASL·ALEH 합의에서 NAFLD(비알코올 지방간)라는 용어가 MASLD(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로 바뀌었습니다. 새 정의의 핵심은 음주 여부가 아니라 대사 이상이 같이 있느냐로 지방간을 정의하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BMI가 정상이어도 다른 대사 위험인자(허리둘레 증가, 공복혈당 이상,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가 하나라도 있으면 MASLD에 해당합니다. 마른 사람의 지방간도 처음부터 정식 MASLD로 분류되도록 만들어진 진단 체계인 셈입니다.
규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025년 Frontiers in Gastroenterology 리뷰를 보면 전체 MASLD 환자의 약 19%가 lean 표현형이고, 아시아권에서는 MASLD 환자의 12~14% 이상이 lean으로 보고됩니다. 예외적인 표현형이 아니라, 외래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한 축이라는 뜻입니다.
진단 기준 — 무엇이 lean MASLD인가
현재 사용되는 정의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 BMI 기준 — 아시아인은 BMI < 23 kg/m², 서양인은 BMI < 25 kg/m². 한국인은 아시아 기준을 따릅니다.
- 지방간 확인 — 복부 초음파, transient elastography(피브로스캔)의 CAP 값, 또는 CT/MRI에서 지방간 소견. 조직검사가 필수는 아닙니다.
- 대사 위험 인자 1개 이상 — 허리둘레 증가(남 ≥ 90 cm, 여 ≥ 85 cm, 한국 기준), 공복혈당 ≥ 100 mg/dL 또는 당뇨, 혈압 ≥ 130/85 mmHg 또는 고혈압 약, 중성지방 ≥ 150 mg/dL 또는 HDL 감소 중 한 가지 이상.
- 다른 원인 배제 — 과음(주당 남자 210 g, 여자 140 g 알코올 이상), B형/C형 간염, 자가면역 간질환, 약물 유발 지방간 등을 우선 배제합니다.
실제 외래에서는 "BMI가 22인데 허리둘레가 88 cm이고 공복혈당이 105이며 초음파에 지방간이 보인다"는 분이 가장 전형적입니다. 이런 경우 분명히 lean MASLD에 해당하고, 체중이 정상이니까 괜찮다고 안심시켜서는 안 됩니다.
왜 마른데도 지방간이 생기나 — 4가지 축
- 내장 비만(visceral adiposity) — 전체 체중은 정상이어도 복강 내 장기 주변에 지방이 쌓이는 패턴입니다. 같은 BMI에서도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내장 지방 비율이 높다는 자료가 일관됩니다.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가 BMI보다 lean MASLD 위험을 더 잘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 근감소(sarcopenia) — 근육량이 적으면 식후 포도당과 지방산을 처리할 "흡수통"이 줄어들고, 남는 에너지가 간으로 흘러갑니다. 한 메타분석은 근육량이 낮은 lean 환자가 lean MASLD가 생길 위험이 약 1.8배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노년기, 운동량이 적은 사무직, 다이어트로 근육이 함께 빠진 경우가 흔합니다.
- 당대사 이상(인슐린 저항성, 전당뇨·당뇨, 이상지질혈증) — Lean MASLD 환자의 상당수에서 공복혈당 또는 당화혈색소(HbA1c) 경계 이상, 중성지방 증가, HDL 감소가 동반됩니다. 체중이 정상이라도 대사적으로는 "이미 신호가 와 있는" 상태입니다.
- 유전형(PNPLA3 rs738409, TM6SF2 rs58542926 등) — PNPLA3 유전자의 G 대립유전자, TM6SF2의 T 대립유전자는 간 내 지방 축적과 섬유화 진행을 촉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아시아 인구에서 빈도가 높습니다. 한 종단 연구(NAFLD 코호트)는 PNPLA3 C>G 변이 보유 시 비대상화 위험이 약 2.1배(HR 2.10, 95% CI 1.03–4.29), 간세포암 위험이 약 2.7배(HR 2.68, 95% CI 1.01–7.26), 간 관련 사망 위험이 약 3.6배(HR 3.64, 95% CI 1.18–11.2) 증가하는 것을 보고했습니다. "가족 중 간 질환이 있는데 본인은 마르다"는 경우 특히 의심해야 하는 축입니다.
외래에서 4가지를 한 번에 다 따지지는 못해도, 적어도 ① 허리둘레 측정 ② 공복혈당/지질 검사 ③ 가족력 청취 ④ 피브로스캔(또는 NFS·FIB-4 같은 비침습 점수)는 lean MASLD를 의심할 때 기본 패키지로 챙기는 편입니다.
자연 경과 — "착한 지방간"이라는 오해
오랫동안 lean NAFLD는 비만 동반 지방간보다 양호할 거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누적된 코호트와 메타분석은 이 인상을 뒤집습니다.
- 간 관련 사망(liver-related mortality) — 2023년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된 Ha 등의 메타분석(10개 코호트, NAFLD 109,151명)은 lean NAFLD에서 간 관련 사망 위험이 non-lean 대비 약 1.88배(RR 1.88, 95% CI 1.02–3.45)로 더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이후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업데이트 메타분석에서도 같은 방향(RR ≈ 2.2)으로 재확인되었습니다.
- 전체 사망(all-cause mortality) — Ha 등의 메타분석에서는 전체 사망 위험은 lean과 non-lean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RR 1.09, 95% CI 0.66–1.90), 일부 후속 업데이트 메타분석에서는 lean에서 약 1.5~1.6배 더 높게 나오는 등 자료마다 편차가 있어 일관된 결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간경변·간세포암(HCC) — Lean MASLD에서 진행성 섬유화 위험은 비만형과 같거나 일부 자료에서는 더 높게 보고됩니다. 2025년 리뷰들은 lean MASLD에서 진행성 섬유화의 위험비를 약 1.3~1.9배로 정리하고 있고, 간세포암 발생 위험도 비만형 대비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 심혈관 사건 — Lean MASLD는 간 합병증보다 오히려 심혈관 사망과 대사 합병증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향이 보고됩니다. "간이 나빠지기 전에 심장이 먼저 문제"라는 패턴입니다.
이러한 일관된 자료에 근거해, 2025년 APT의 사설은 "Comparable Hepatic Fibrosis Risk Demands Equal Vigilance"라는 제목으로 lean MASLD 환자에게도 비만형 MASLD와 동등한 추적·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외래에서 어떻게 설명하는가
- "체중이 정상인데 왜 지방간인가요?" — 지방간은 체중이 아니라 대사적 부담의 결과입니다. 허리둘레, 근육량, 혈당, 지질, 유전형이 함께 결정합니다. BMI가 22여도 허리둘레가 늘고 공복혈당이 100을 넘으면 이미 lean MASLD 영역에 들어와 있을 수 있습니다.
- "그래도 마른 지방간은 양호한 것 아닌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누적된 자료는 lean MASLD에서 전체 사망과 간경변 위험이 비만형 대비 같거나 더 높다는 방향입니다. "살이 안 쪘으니까 괜찮다"는 안심이 진단·추적을 늦추는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 "무엇을 더 챙겨야 하나요?" — ① 허리둘레와 근육량(근감소 평가)을 같이 보고, ② 공복혈당·HbA1c·지질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며, ③ 섬유화 위험이 의심되면 피브로스캔과 FIB-4로 진행 정도를 평가합니다. ④ 가족 중 간경변·간세포암 병력이 있으면 PNPLA3 등 유전적 위험까지 염두에 둡니다.
- "체중 감량 7~10%"가 마른 환자에게도 적용되나요? — 정상 체중에서 더 빼는 것은 보통 권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장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방향(저항 운동 병행, 정제 탄수화물·과당 줄이기, 알코올 절제, 당뇨·이상지질혈증 약물 관리)으로 목표를 다시 잡습니다.
- 약물 치료는 어떻게 되나요? — 2026년 현재 resmetirom, semaglutide(위고비) 등 MASH 치료제는 F2~F3 진행성 섬유화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있고, lean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 권고는 아직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비만 동반이 없는 lean 환자에서 GLP-1 계열을 일률적으로 권하지는 않으며, 동반 당뇨·심혈관 위험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합니다.
정리하면, 마른 지방간은 예외적인 환자군이 아니라 한국·아시아 외래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한 축이고, 비만이 없다는 이유로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 병입니다. 살이 안 쪘다는 사실은 진단을 늦출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허리둘레와 근육량, 당대사, 가족력, 피브로스캔까지 더 빨리 챙겨봐야 할 이유에 가깝습니다. 저는 BMI가 정상인 분이라고 해서 안심부터 시키지 않고, 비만형 MASLD와 같은 강도로 다른 축들을 확인하는 편입니다. 섬유화가 꽤 진행된 분 중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진행 중인 MASH 신약 임상시험을 외래에서 안내드릴 때도 있는데, 모든 분이 대상이 되는 건 아니고 간 상태와 동반 질환을 보고 판단합니다.
References
- Purnomo HD, Adiwinata R, Permatadewi CO, et al. The global landscape of lea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insight from Asia and the West. Front Gastroenterol. 2025;4:1699508. Frontiers
- Ha J, Yim SY, Karagozian R. Mortality and Liver-Related Events in Lean Versus Non-Lean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Clin Gastroenterol Hepatol. 2023;21(10):2496–2507.e5. CGH
- Rinella ME, Lazarus JV, Ratziu V, et al. A multisociety Delphi consensus statement on new fatty liver disease nomenclature. J Hepatol. 2023;79(6):1542–1556. J Hepatol
-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EASL),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EASD),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EASO). EASL–EASD–EASO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on the management of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J Hepatol. 2024;81(3):492–542. EASL CPG 2024
- Editorial. Comparable Hepatic Fibrosis Risk Demands Equal Vigilance in Lean and Non-Lean Patients Wit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Aliment Pharmacol Ther. 2025. APT Editorial
본 노트는 일반적 의료 정보 제공이며, 진료 결정의 단일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